[마스턴 김 박사의 說] 자산운용업의 에단 헌트들을 위한 혁신

입력 2023-08-30 09:31  

이 기사는 08월 30일 09:3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반적인 대부분의 기업은 거시 환경 변화 파악,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판매, 사후관리의 가치 사슬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극대화해 수익을 창출한다. 따라서 경쟁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위해 가치 사슬의 각 단계를 세분화해 별도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치열하게 역량을 강화하는 전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그런데 서비스 기획부터 고객 응대까지 하나의 단일 부서가 주도하는 산업이 있다. 자산운용업은 투자역 또는 투자팀이 가치 사슬의 모든 영역에 관여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체투자운용사는 주식, 채권에 투자하는 유가증권과 비교해서도 월등히 의사결정 주도권이 투자역에게 집중되어 있다. 대한민국 대체투자 투자팀은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의 주인공인 에단 헌트들로 구성되어 임파서블한 미션을 해결하는 최정예 팀이다.

투자역(이하 PM)의 주요 업무인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은 반도체 기업의 반도체 생산 기술 개발, 제약사의 주력 신약개발과 같이 가치사슬의 핵심이다. 그러다 보니, 가치사슬의 모든 과정에서 사실상 무소불위의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가치사슬 각 단계의 세분화와 전문화가 지연되었고, 무엇보다 변화나 혁신에 대한 전반적인 저항감이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권한의 과도한 집중은 자산운용업 혁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선 모든 권한을 가진 투자역이 회사의 핵심 경영진이 되어 기업의 운영을 주도한다. 수익창출과 직결되는 활동을 투자역이 주도하기에 이사회의 일원과 CEO가 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해외운용사도 동일하게 회사의 핵심 경영진과 CEO는 대부분 PM 커리어가 도맡고 있다.

다만 글로벌 선도기업은 이사회와 핵심 임원에 PM이 아닌 컴플라이언스, 경영, 기획, IT 등 다양한 직군의 인력도 함께 참여한다. “PM Only”와 “PM Centric(중심)”은 큰 차이가 있다. 다원성과 전문성의 조화를 위한 최적 조합을 고민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운용사는 성공적인 PM 커리어를 밟아 핵심 경영진이 된 인재에게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충분하게 제공하지 않는다. 경영진이 된 그 순간 갑자기 기업 경영의 모든 영역에 전문성과 리더십이 내재화되어 있을 것이라는 불가사의한 신뢰를 받는다.

그 결과 누구는 성공적인 리더가 되기도 하지만, 누구는 과거의 PM 커리어와 상반된 역량의 한계로 회사 내 갈등만을 조장하기도 한다. 사실상 뛰어난 리더가 우연히 나올 때까지 인디언식 기우제를 지낼 뿐이다. 준비되지 않은 리더가 새로운 변화 그것도 과감한 변화인 혁신을 주도할 가능성은 로또 당첨의 확률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 것인가?

또한 자산운용사에 입사하는 많은 구성원은 PM이 되고 싶어 한다. 권한의 집중은 보상의 집중과 비례하고 또한 PM 자체가 매우 매력적인 직무이기에 많은 사람이 선망할 수는 있다. 하지만 PM은 운용사에서도 소수만 필요하며, PM이 될 수 있는 역량과 자질을 확보할 수 있는 인력도 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본인의 희망과 별개로 다른 중요하고 본인의 적성에 맞는 업무를 수행하는 구성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국내 운용사는 모든 구성원에게 PM이 되는 것이 가능하나 PM 이외의 모든 업무는 부수적인 업무이고 PM이 되지 못한 투자 관련 인력은 과격하게 말하면 ‘낙오자’라는 인식을 암묵적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력은 확보해야 하니 조기 승진을 통해 진정한 PM 역량을 확보하지 못한 유사 PM을 과도하게 양성하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기술한 두 가지 현상에 대한 확고한 대안만 적용하여도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글로벌 선도 기업에 버금가는 혁신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요컨대 운용사의 핵심 경영진을 다원화된 커리어로 구성하고, 경영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PM 인력에게 핵심 경영 경영진이 되기 전부터 사전 교육 프로그램과 지속적인 리더십 육성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문화도 변화가 필요하다. 역량 있는 PM을 긴 호흡으로 육성하되 검증된 소수 정예로 한정해야 할 것이다. PM 외 자산운용, 마케팅, 경영, 컴플라이언스, RM 등 가치사슬의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도 커리어 발전의 기회와 전문성 육성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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